일시 2023.10.6(금) - 10.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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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전시 <Twilight zone>은 직접 작성한 기이한 이야기들을 전시장에 풀어놓는다. 낮과 밤의 경계로 선언된 전시장은 비현실적인 세계관이 여럿 겹친 혼란스러운 공간인 동시에, 현실과 픽션의 연결고리로 작동 한다.

이야기들의 배경이 되는 세계는 아이러니의 온상이자 슬프고 미련한 인물들의 현실이다. 이 인물들 은 모두 각각의 기묘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데, 그럼에도 자신들의 목적 - 이해받지 못할 사랑(Harpy), 불가능 한 변화(Cicada shell), 불편한 공존(Siamese), 현실로부터의 탈주(Icicles) - 을 고집스럽게 쫓는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로 인해 고뇌하더라도, 이들은 세계의 불공평함을 모르지 않는다. 이들은 눈앞의 딜레마와 자신의 운명에 저항하면서도 불공평함이라는 전제를 군말 없이 받아들인다. 다만 순진하게 당하지는 않을 뿐이다. 이런 면에서 이들은 용기 있는 인물이며 분투하는 인물의 초상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속한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안에 존재한다. 소설의 부분을 묘사한 그림이나 작은 오브제는 마찬가지로 조각난 텍스트와 병치 되어, 회화 또는 조각이라는 공고한 형식미를 잃고 일종의 삽화로 변모한다. 텍스트 역시 소설로 불리기에는 여기저기 흩어진 상 태이다. 이곳에서 텍스트와 이미지는 어느 한쪽이 우세하지 않은 미묘한 양립 상태로 놓인다. 그리고 이로 인해 각각은 서로가 없으면 완전하지 않은, 미비한 것이 된다. 이는 소설 속에서 나타나는 인물과 세계 간의 관계 와도 대응한다. 불완전하지만 그 특성으로 인하여 서로가 서로에 기대어 발붙이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한편 김엄지는 이 ‘상호보완’ 상태로부터 연쇄극을 떠올린다. 연쇄극이란, 연극 무대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배경이나 특정 장면을 미리 촬영한 영화로 대체하여 상영했던 특수한 연극이다. 그는 이전에 작성했던 소설의 세계관을 따 와 일종의 스핀오프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여기에는 연쇄극 상연을 전제로 하여 이를 위한 해설, 지시문, 장면 전환 등이 기록되어 있지만 이 글 역시 실제로 구현되지는 않은 채 덩그러니 전시장에 놓인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한번 전시 내내 암시되는 메시지 - 불완전한 것들이 양립하며 긴장할 때 발생하는 연속 성, 즉, ’다음 회에 계속!’을 외치는 것- 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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