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06.17-07.03

시간 수-일 13:00-19:00

참여작가 권록환

글 김민

디자인 만선스튜디오

주최/주관 00의 00


전시개요

다운샷포스터.jpg

<다운샷>은 권록환 작가의 개인전 입니다. 작가가 3여년에 걸쳐 송유관 매설지 안팎을 탐색하며 기록한 사진 시리즈를 다룹니다. 사진적 대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미지로 만들어 내는 행위를 낚시에 빗대어 이야기하는 전시입니다.

사진의 낭만적 시선에 대해서

주로 광어 등 바닥에 사는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하는 루어 낚시 채비법의 하나인 ‘다운샷’은  봉돌(추)이 낚시 바늘보다 아래(다운)에 있는 채비를 말한다. 낚시꾼은 무거운 봉돌위에 가짜 미끼(루어)를 달고 꾸준하고 동일한 액션으로 물고기를 유도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수중 아래에서 얇은 낚시줄로 전해지는 진동을 알아채는 예리한 감각과  물고기를 속여내는  낚시꾼의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권록환의 개인전 <다운샷>은 2019년부터 작가가  경부 고속도로를  따라 송유관이  매설된 지역을 찍은 사진 시리즈를 다룬다.  권록환의 도시가 만들어내는 풍경에 대한 관심은 최근 개발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광명역 일대 풍경을 찍은 전 시리즈 <The summit>에서 이어진다. 작업을 구상하던 초기에 작가는 경부 고속도로를 거점으로  그 주변을 관찰하다 우연히 송유관 표시를 발견했다.  서울에서 부산을 이으며 서울, 수원, 오산, 천안, 대전, 대구, 울산, 부산 등 대한민국의 주요 도시를 경유하는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이 되는 경부 고속도로와 송유관 매설 동선과의 유사함은 새로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작가가 사진을 찍기 위해 수풀을 해치고 들어간 교량 아래 공터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는” 송유관 표시를 발견한것은 작업의 방향과도 닿아 있다.  보이지 않는 경로를 따라 가며 작가가 찾고 있던 물고기는 무엇이었을까?

이번 전시 <다운샷> 에는 송유관 매설 지역을 찾아다니며 돌아다닌 도시들의 안과 밖이 공존한다. 아주 낡은 칫솔모를 비롯해 대형 컨테이너 선박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예측하기 힘들 만큼 변화 무쌍하다.  시리즈에 등장하는 지역성과 시대상 또한 복잡하게 섞여있다.  예를들면 조악한 가짜 호랑이 가죽과 미국 국기가 걸려 있는 식료품 가게는  미국 서부의 편의점을 연상시키나 사진 한켠에  한글로 적힌 세종 cctv 안내문은 장소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지금은 보기도 힘든 두꺼운 crt 모니터 무더기나 빛 바랜 차량의 내부, 손으로 적은 조선일보 간판이 현대식 공장의 전경과 초고층 아파트 숲도 함께 등장한다.  작가가 촬영한 이미지에서 지역과 시대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멈추고 나면 다만 고유하게 유지되는 풍경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진적 시선이 남는다. 이는 끈임없이 '사진적 대상물'을 낚아내는 작가의 집요함과 발견한 대상물들을 심미적인 이미지로 가공해내는 노련한 기술이다.  눈 내린 호수 건너편에 자리한 알 수 없는 양식의 성들의 모습, 게임 속에서 등장할것 같은 미래 도시의 아파트 단지 등 시리즈 안에 대한민국의 풍경은 이국적인 정취를 넘어 비현실적이다.  국가 규모 산업과 그 부산물이 자리한 지형의 풍경 속에서 작가가 일관되게 간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취향은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시리즈에는 촬영장소와 시기에 관계없이 특유의 날씨가 등장하다. 시리즈를 관통하는 이 우중충한 날씨는  마치 어떤 사건이 생길것 같은 상상을 자극하는 동시에 분위기를 만드는 장치가 된다.  작가가 그림같은 장면을 찾기 위해 끈임없이 돌아다니며, 동시에  그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날씨에 맞춰 이미지로 제작하는 작업방식은 마치 19세기 지형학적 풍경을 그린 인상주의 화가를 떠올리게 한다.

낚시의 미덕은 보이지 않는 물고기를 상상하며 기다리는 낚시꾼의 근성에 있다고 한다. 전시장 속 제시된 동선을 따라 가지런히 나열되어 있는 그의 물고기를 마주하며 사진을 대하는 그 낭만적 태도를 헤아려본다.

<Downshot> is a solo exhibition of Rokhwan Kwon. It features a series of photographs that the artist recorded over three years while exploring in and around oil pipeline burial sites. The exhibition compares the act of discovering photographic objects and making them into images to fishing.